[PM 정책 동향 보고서 26-9호] 안전한 교차로를 위한 새로운 접근: 모퉁이 공간과 PM의 공존
2026. 9. 30.
[PM 정책 동향 보고서 26-9호] 안전한 교차로를 위한 새로운 접근: 모퉁이 공간과 PM의 공존
개인형 이동수단 (PM) 정책 동향 보고서 26-9호
교차로 모퉁이에 바짝 붙어 세워진 차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 아찔했던 경험, 운전할 때든 걸을 때든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도로교통법은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를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정해두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 구간에 세워진 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 문제를 단속이 아닌 설계로 풀고 있습니다. 교차로 모퉁이를 물리적 시설물로 채워 시야를 확보하는 '데이라이팅(Daylighting)'인데요. 이 중 여러 도시에서는 교차로 모퉁이 공간에 PM 주차구역을 설치해 교차로 안전과 PM 주차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미국 사례를 통해 국내 제도에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늘 독자 여러분의 의견과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시민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동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빔모빌리티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9월
빔모빌리티 대외협력팀 드림
교차로 사고의 원인, 시야를 가리는 주차
어떻게 하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을까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교차로에서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하는 것일 겁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25년 전체 교통사고(193,889건) 중 교차로 사고는 93,792건으로 절반에 가까운 48.4%를 차지했습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보고서(2018)에서는 교차로 보행자 사고의 46.5%가 불법 주정차로 인한 시야 방해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위험성이 크기에 현행 도로교통법 제32조는 교차로 가장자리 및 도로의 모퉁이로부터 5m 이내를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 규정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교차로 모퉁이 주차가 만연해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과 캐나다 주요 도시 교통국이 모여 만든 전미 도시교통공무원협회(NACTO)는 이 문제의 해법으로'데이라이팅(Daylighting)'을 제시합니다. 교차로 모퉁이에 보도를 확장하거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물리적 표시, 시설물 등을 설치해, 자동차 주정차를 원천 차단하고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교통국은 사고가 잦은 80개 교차로에 데이라이팅을 시행한 결과,해당 교차로에서 신고된 충돌사고가 14%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데이라이팅 예시 (출처: 시애틀 교통국)
PM 주차구역으로 불법주차를 막는다? 워싱턴과 시애틀의 묘수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여러 도시가 이 데이라이팅 구역에 PM 주차구역을 설치해 자동차 불법주차 차단과 PM 주차공간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 DC와 시애틀이 대표적입니다.
워싱턴 DC 교통국은 교차로 데이라이팅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점을 중심으로 PM 주차구역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교차로 모퉁이에 거치대를 설치하면 공유 PM을 위한 전용 주차 인프라를 제공하는 동시에, 자동차의 불법 주차를 물리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DC 교통국은 주민 안내문에서 "기존과 신규 주차구역 모두 교차로의 주차 금지 구역에 설치되므로 합법적인 주차 공간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DC는 초기 상업지구 중심으로 주차구역을 설치한 뒤, 주민 의견을 반영해 보도 폭이 좁아 기기 방치 민원이 많았던 주거지역으로 설치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워싱턴DC 주거구역 교차로 PM 주차구역 설치 사례
시애틀 원도심 교차로 PM 주차구역 사례
이러한 공간 활용 전략은 보도 폭이 좁은 원도심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시애틀의 경우, 2025년 기준 연간 PM 이용 건수가 1,00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이에 2026년 시애틀 교통국은 유동인구가 많은 다운타운 일대에 PM 주차구역을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차로 '데이라이팅' 구역을 PM 전용 주차공간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도심의 두 가지 고질적인 문제를 한 번에 풀어내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야를 가리는 차량의 불법 주차를 차단해 회전 차량과의 충돌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원도심의 협소한 보도를 점유하던 공유 PM을 교차로 주차공간으로 옮김으로써 보행자의 이동권까지 함께 확보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접근, 한국에서는 왜 어려운가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이러한 모델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현행 제도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34조의2는 자전거등에 대한 주정차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이 특례는 보도(제32조 제1호)나 횡단보도 10m 이내(제32조 제5호) 등에는 적용할 수 있지만,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제32조 제2호)는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제도상으로는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에 PM 주차구역을 설치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결국 국내 PM 주차구역은 대부분 보도 위에 조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보도 폭이 좁은 원도심에서는 주차구역을 확보하기도, 무단 방치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교차로 모퉁이 5m는 원래 시야 확보를 위해 비워두어야 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법적 금지와 단속만으로는 이 공간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해외 도시들은 이러한 한계를 인지하고, 시야를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이동수단을 수용할 수 있도록 교차로 모퉁이를 재설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PM의 크기와 높이, 주차 방식, 주행 규정 등 실제 특성과 이용 행태를 고려한 인프라 확충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차로 모퉁이의 안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기존 도시 공간을 보다 합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입니다. 교차로 모퉁이 공간의 합리적 활용이 교통안전과 주차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해법이 되기를 바라며, 이번 뉴스레터를 마칩니다.
상기 이메일은 빔모빌리티가 월별로 발간하고 있는 <개인형 이동수단(PM) 정책 동향 보고서>의 2026년 9월호입니다. 본 보고서는 빔모빌리티가 수집한 정보 및 정책 분석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당사의 정책 보고 메일 수신을 원치 않으실 경우, 수신거부를 부탁드리겠습니다.